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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의 영화 읽어주는 감독 (439)
DRFA BEST 10 (11)
조나단 유 <내 인생의 영화 12선> (15)
Review 작성중 (83)
"어떤 상담심리학 서적보다 더 깊이 성장기의 한 가운데를 들여다본 폴 트루니에의 심리 보고서"

타버린 비밀
,Burning secret,1988
앤드류 버킨,Andrew Birkin




2017/12/05 유감독






앤드류 버킨 ,Andrew Birkin 감독

Klaus Maria Brandauer...The Baron Baron Alexander von Hauenstein
Faye Dunaway...Mrs. Sonya Tuchman
David Eberts...Edmund Tuchman
Ian Richardson...Mr. Tuchman
John Nettleton...Doctor Weiss
Martin Obernigg...Concierge
Václav Stekl...Assistant Concierge

1.35:1 letter box/color/2.0 돌비 디지틀/110분
"1988' Venice Film Festival 황금사자상 후보,남우주연상 수상
1989' Bavarian Film Awards 남우주연상
1988' Brussel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최우수작품상
1988' Chicag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그랑프리 노미네이트"

언어/미국+독일
자막/한국
번역/DRFA,현주




"조나단 유,내 인생의 영화 12선에 선정,눈덮힌 비엔나 숲의 요양소에서 한 소년이 치열하게 통과하는 그 겨울의 성장통"




"타버린 비밀"은 내 인생의 영화입니다.

늙고 지쳐버린 외교관 아버지에게서 사랑을 갈구하던 한 소년이 요양차 들렀던

눈내린 빈의 숲 속 휴양지에서 만난

장교 아저씨에게 사랑과 집착,그리고 배반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최초의 순환되는 감정의 여과 과정을

마치 정월 초하루 갓 밭에서 뽑아올린 푸른 무의 속청처럼

정갈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주로 룩 베송의 모든 영화에 시나리오를 쓴 뛰어난 컬트 작가로 잘 알려진 앤드류 버킨이

감독 데뷔작으로 선택한 이 영화는 기대 이상입니다.

앤드류 버킨이 메이저를 외면하고,

베스트론社 같은 비주류 B급 공포 영화를 양산하는 회사에서

이토록 탁월한 걸작을 만들어 낸 것 또한 의문점입니다.

성공적인 데뷔작을 뒤로 하고, 앤드류 버킨은 그 이후

"바다 냄새 나는 女人"이란 대문호의 원작을 영화로 만들고는,

일체의 감독생활을 접고 지금은 다시 시나리오 작가로 돌아갔습니다.

제1차 대전이 막 종결되었을 무렵,

소냐(페이 더너웨이)는 늙고 지친 외교관 남편을 따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천식을 앓고 있는 아들 에드문드(데이비드 에버츠)와 함께

소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무료한 일상의 끝에서 소냐는 아들의 천식 치료를 핑계로

비엔나에서 함참 떨어진 외곽 숲속에 위치한 휴양원으로 떠납니다.

아, 첫장면에서 눈내리는 빈의 숲 속 풍경과 함께 흘러퍼지던

한스 짐머의 관현악에 맞춘 게오르그 장삐에르의 팬플룻  연주란....

역시 한스 짐머의 객원 뮤지션 선택은 늘 그렇듯 탁월합니다.

앞으로 소년이 겪을 절망과 환희를 표현하는 데 더없이 적격인 음악이 시종 흐릅니다.

천식 요양소는 무슨 호텔처럼 호화롭게 지어져 있는데

에드문드는 그곳  요양원에서  묶고 있는 남작(클라우스 마리아 브란다우어)을 만나게 됩니다.

남작은 전쟁으로 부상을 입어 다소 몸이 불편했지만 박식하고 친절하면서도

기묘한 카리스마로 단번에 어린 에드문드를 사로 잡습니다.

에드문드는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남작의 유머 감각과

그리고, 그에게서 풍기는 위풍당당한 남자다움에 시간이 갈수록 빨려듭니다.

에드문드의 입에서는 늘 남작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넘치고,

그런 에드문드의 밝은 모습에 소냐는 안심을 합니다.

소년의 막연한 사랑이 깊어질 즈음에 언제부턴가 남작이

자신을 따돌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일부러 먼 곳으로 심부름을 보낸다거나,

남작은 차츰 소년의 어머니와 둘만이 있을 시간을 마련할 궁리만 하게 됩니다.

남작이 그럴수록 에드문드는 더욱 더 남작에게 밀착되어 갑니다.

동시에 어제까지만 자신의 전부라고 믿었던 어머니가

참으로 낯선 경쟁자로 돌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파티장에서 에드문드는 남작의 모습을 찾지만

남작과 어머니는 보이지 않습니다.







소년은 직감에 의존해서 눈이 하얗게 내리는 숲 속을 지나,

소년과 에드문드 자신 둘만의 추억이 깃든 탑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에드문드가 목격하는 것은 자신의 첫사랑을 모조리 깨어부수는

교태스러운 어머니의 모습과 정열에 이글거리는 남작의 실루엣이었습니다.

이성을 잃은 에드문드는 남작에게 달려들어,

어머니를 겁탈하는 너같은 파렴치한은 죽여버리겠다고 소리 지르지만,

실은 엄마는 핑계일 뿐입니다.

자신의 순수한 열정과, 열 세살 꿈만 같았던 첫 사랑의 설레임을

잔혹하게 이용하고 유린한 중년의 아저씨에 대한 분노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는 집에 돌아가자 마자 아버지에게 다 일러바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렇게 소년의 열병은 잔혹한 해프닝으로 끝납니다.

눈물을 흘리며 소년이 탑을 빠져나올 때 유들거리는 남작은 특유의 뻔뻔한 목소리로

소년의 뒷통수에 대고 릴케의 싯구를 읊어줍니다.

"그리하여 소년은 어른이 되었노라...."

에드문드는 남자의 그 말을 듣지 않으려고 뛰어가지만,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비엔나로 돌아오고,

폭로하겠다던 에드문드는 아버지에게 결국 입을 다물고 맙니다.

쉽게 잊혀질줄 알았던 남작에 대한 추억으로 소년은 불면의 밤을 보냅니다.

그제야 비로소 소년은 남작이 들려주던 릴케의 싯구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소년은 어른이 되었노라..."


타버린 비밀은 퀴어 영화의 카테고리에서도 아주 중요한 지점에 놓입니다.

폴 트루니에를 비롯해 정신분석학자들도 동성애를 연구하면서 "춘계발정기"과 동성애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소년기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 대부분 아버지가 모델이 되는데,

13세 전후의 소년들은 아버지에 대한 고착이 이성으로 전환되어야하는

"춘계발정기"라는 요상한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보통 감수성이 예민한 동성애 성향의 소년은 존재하지 않는

아버지 상을 자신이 스스로 고안해내고는 그 아버지의 상을

이성과 결합시켜 버린다는 논리입니다.

상당히 가능성 있는 논리입니다.

동성애 성향은 어쩌면 이 영화처럼 내면 깊은 곳에서

자신의 흐트러진 성의 정체성을 바로 잡아줄

가부장적인 모델링을 부단히 요구하는데서 태생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타버린 비밀>은 문학적인 영상의 트루기를 빌려,

아버지 고착증이 예기치 않는 상처를 통해 또 다른 단계로

성숙되어 가는지를 놀라운 디테일의 연출력으로 잘 조립해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작 역을 연기하는 클라우스 마리아 브랜다우어는

아마도 소년의 문제점을 일찍부터 간파하고는 그것을 악용한 사람입니다.

연약한 감성자들의 삶은 끊임없이 이 악용하는 자들과 싸워나가야 합니다.

적은 내부에 있습니다.

완전한 헤테로도 아니고,

바로 남작처럼, 파더 콤플렉스에 걸린 아이들의 가장 유약한 부분을 이용해서

한 사람의 인생을 조종하고, 꿈꾸게 만들고는 결국은 차디 찬 현실을 깨닫게 하는

중간 지점의 몽상가들입니다.

<타버린 비밀>은 첫사랑의 해프닝을 혼자만의 비밀로 태워버려야만 하는

슬픈 운명을 지닌 모든 미완의 사랑을 찾는 이들을 위로하는

신의 작은 치유와 경고 같은 영화입니다.


[DRFA,JONATHAN]









LIST
"조나단 유, 내 인생의 영화 15위,모두가 죽이고 싶었던 선생님에 관한 추억"

잃어버린 봄
,Det forsomte forar,..aka Stolen spring,1993
피터 슈로더,Peter Schrøder
"율법의 늪에 빠진 가련하고 교만한 인간들을 신랄하게 꾸짖다!"

욜(길)
,Yol,..aka The way,1982
일마즈 귀니,Yilmaz Güney+세리프 고렌,Serif Gören
"당신이 무시했던 기도에 관한 절절한 하나님의 러브레터"

신부에게 편지가 오지 않는다,..aka 야곱 신부의 편지
,Postia pappi Jaakobille,.. aka Letters To Father Jacob, 2009
클라우스 하로,Klaus Haro
+1
"복수는 차갑게, 비수는 더 날카롭게... 어느 날 완벽한 악마가 우리 마을에 돌아왔다"

그녀의 방문
,The Visit,1964
베른하르트 비키,Bernhard Wicki
"누가 인간의 마음 깊은 심연을 이처럼 우아하게 들여다보았으리요?"

가족의 초상
,Gruppo di famiglia in un interno,1974
루키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
"어떤 상담심리학 서적보다 더 깊이 성장기의 한 가운데를 들여다본 폴 트루니에의 심리 보고서"

타버린 비밀
,Burning secret,1988
앤드류 버킨,Andrew Birkin
"조나단 유,내 인생의 영화 12선에 선정된 임권택 감독의 숨어 있는 걸작"

짝코
,Two Old Men,..aka Mismatched Nose, 1980
임권택
"이 영화에서 당신의 삶이 위로를 얻기를..."

짧은 휴가
,Una breve vacanza,..aka A brief vacation,1973
비토리오 데 시카,Vittorio De Sica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안내해줄 지혜로운 가이드가 있습니까?"

데루수 우잘라;미국개봉판
,デルス ウザ ラ,Дерсу Узала,Dersu Uzala;USA version,1974
구로자와 아키라,Akira Kurosawa
"영화가 그 어떤 예술의 궁극점 보다 더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초유의 시네 회화"

사랑
,Szerelem,..aka Love,1971
카롤리 마크,Karoly Makk
"우리는 인생을 액자 속에 가두어 간다, 그리고 그 액자들은 하나 둘 쌓여 인생을 만든다"

종려나무 숲,The windmill palm grove,2005
유상욱,Jonathan Yu
"아버지의 신념, 과연 따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1988
시드니 루멧,Sidney Lumet
"모든 것을 다 주고 가는 어떤 음악 선생님 이야기"

가면 속의 아리아
,Le maitre de musique,1988
제라드 코르비아우,Gérard Corbiau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운 언어의 유희와 지적 메타포에 사정없이 빠져든다”

시와 그림
,Words and Pictures,2013
프레드 쉐피시,Fred Schepisi
"내 인생의 극본, 독서와 인생에 관한 깊은 통찰력을 조심스레 만난다"

84번가의 오래된 서점
,84 Charing Cross Road,1986
데이빗 휴 존스,David Hugh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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